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사회 – 다인종 일상의 현장
외국 생활을 하며 가장 크게 느낀 차이는 단순히 언어가 아니었다. 바로 사람들의 얼굴, 피부색, 억양, 생활방식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었다. 다인종 사회는 말 그대로 매일이 ‘다름과의 공존’을 배우는 교실이었다.
1. 처음 마주한 다문화의 충격
캐나다 토론토 공항에 도착했을 때, 나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택시 기사, 이민심사관, 옆자리 승객 모두 외모와 억양이 달랐다. 한국에서는 “외국인”이라고 하면 보통 소수였는데, 여기서는 내가 오히려 소수였다.
그때 깨달았다. 다인종 사회에서는 누가 다수인지 정의하기 어렵다는 걸.
2. 학교에서의 경험 – 교실 속 작은 지구
내가 다닌 어학원에는 20여 개 국적의 학생이 함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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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친구는 수업 중 리듬을 타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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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친구는 조용히 메모를 빼곡히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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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출신 친구는 토론할 때 목소리가 크고 자신감이 넘쳤다.
같은 질문에도 나라별 답변 방식이 전혀 달랐다. 처음에는 혼란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답은 하나가 아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3. 직장에서의 공존 – 다양성의 힘과 갈등
다인종 직장에서는 협업이 도전이었다. 회의에서 미국인 동료는 즉각적으로 의견을 냈고, 아시아 출신 동료들은 신중히 침묵했다. 처음엔 의견 충돌이 잦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됐다. 다양성이야말로 창의성의 원천이라는 걸. 한 프로젝트에서는 유럽식 구조적 사고, 아시아식 꼼꼼함, 남미식 유연함이 합쳐져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었다. 다문화가 단순한 ‘색깔의 차이’가 아니라 ‘생산성의 자산’임을 체감했다.
4. 차별의 순간들
물론 긍정적인 경험만 있는 건 아니었다. 지하철에서 낯선 사람이 나를 향해 “Go back to your country”라고 외친 적도 있었다. 순간 당황했지만, 옆자리에 있던 흑인 여성 승객이 나를 대신해 항의해 주었다.
그때 느꼈다. 다인종 사회는 갈등도 많지만, 동시에 차별에 연대하는 힘도 강하다는 걸.
5. 음식과 축제 속의 다문화
다인종 사회의 가장 즐거운 면은 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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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레스토랑에서 커리를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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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마켓에서 향신료를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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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칸 타코를 길거리에서 맛보며,
나는 매일 ‘작은 세계 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또한 프라이드 퍼레이드, 디왈리 축제, 라마단 거리 행사 등 다양한 축제는 나에게 세상은 훨씬 더 넓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끼게 했다.
6. 내가 배운 공존의 철학
다인종 사회에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차이를 존중하는 게 곧 나를 지키는 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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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인으로서 존중받고 싶다면, 나 역시 다른 이의 정체성을 존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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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실수나 문화 충돌은 ‘실패’가 아니라 ‘학습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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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은 때로 불편하지만, 결국 내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7. 외국 생활자에게 드리는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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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두려워하지 말기: 모르는 문화가 있으면 정중하게 물어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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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나눔: 한국 음식을 나눠주면 금세 친구가 된다. 김치·라면은 최고의 문화 교류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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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에 대처하기: 침묵보다는 차분하게 “그 말은 불편하다”고 표현하는 용기를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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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즐기기: 익숙하지 않은 억양, 낯선 의례조차도 ‘세계 여행 중’이라고 생각하면 훨씬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다.
마무리 – 다인종 사회는 거울이다
외국에서의 다문화 경험은 나에게 내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거울이었다. 다른 문화와 부딪히며, 오히려 내가 한국인으로서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또 인간으로서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분명해졌다.
다양성은 혼란이지만, 동시에 성장의 기회였다. 다인종 사회 속에서 살아본 경험은 내게 평생 잊지 못할 교훈을 남겼다.
“세상은 다르고, 그래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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