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호스텔 생활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 – 낯선 공간, 뜻밖의 인연
외국 여행이나 단기 거주에서 숙소는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다. 특히 에어비앤비와 호스텔은 호텔과 달리,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무대였다. 나는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낯선 공간이 어떻게 특별한 인연을 만들어내는지를 배웠다.
1. 첫 에어비앤비 – 주인장과의 저녁 식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처음 묵은 에어비앤비는 작은 아파트였다. 호스트인 안나는 따뜻하게 맞아주며 “저녁을 같이 먹자”고 제안했다.
나는 낯선 이와 식사한다는 사실에 조금 긴장했지만, 안나가 직접 만든 감자수프와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낯선 도시가 조금 덜 낯설게 느껴졌다.
그날 안나가 해준 말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여행자는 손님이 아니라 잠시 머무는 가족이야.”
호텔이었다면 얻지 못했을, 인간적인 연결이었다.
2. 호스텔 도미토리의 진풍경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호스텔 도미토리에선 매일 새로운 친구를 만났다. 8인실 방 안에서 서로 다른 국적의 사람들이 한 침대 차이로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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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침대에서는 프랑스인 배낭여행자가 기타를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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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쪽에서는 한국인 여행자가 컵라면을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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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이어지는 수다는 마치 작은 유엔 총회를 방불케 했다.
물론 불편도 있었다. 코 고는 소리, 새벽에 들어오는 소음, 화장실 대기 줄… 하지만 그런 불편조차도 나중에는 “그때 그 호스텔”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일부가 되었다.
3. 뜻밖의 인연 – 길어진 우정
호스텔에서 만난 룸메이트와 인연이 이어져 지금까지 연락하는 경우도 있다. 이탈리아에서 만난 아르헨티나 친구와는 서로의 나라를 방문해 홈스테이까지 하게 되었고, 일본 오사카에서 만난 독일인 여행자는 훗날 내 졸업식에까지 참석했다.
짧은 만남이지만, 강렬한 교감이 있을 때는 그 어떤 인연보다 오래 간다.
4. 에어비앤비의 또 다른 얼굴
에어비앤비는 때로는 로컬 문화의 창구가 되었다. 호스트가 직접 동네를 안내해 주거나, 숨은 맛집을 소개해 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 덕분에 나는 관광객용 가이드북에서는 찾을 수 없는 장소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반면 주인장과의 교류가 거의 없는 경우도 있었다. 키만 받아 방에 들어가면 호텔과 다를 게 없었다. 결국 에어비앤비 경험은 호스트의 성향에 크게 좌우되었다.
5. 얻은 교훈 – 낯선 공간, 열린 마음
에어비앤비와 호스텔은 불편함도 있었지만, 그만큼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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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은 ‘안전하고 익숙한 쉼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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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호스텔은 ‘예상치 못한 배움과 인연의 공간’이었다.
외국 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건, 열린 마음으로 낯선 공간에 들어가면 그곳이 단순한 숙소를 넘어 삶의 새로운 교실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6. 외국 생활자를 위한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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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 예약 전 리뷰 확인: 청결·보안·분위기 세 가지는 꼭 체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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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마개와 안대 필수: 도미토리 생활에서의 기본 생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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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에서는 호스트와 적극적으로 대화: 동네 정보, 교통 팁 등은 구글보다 현지인이 훨씬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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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유의: 귀중품은 반드시 락커에 보관하고, 여권은 몸 가까이 두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마무리 – 숙소가 만든 또 하나의 이야기
에어비앤비와 호스텔에서의 경험은, 나에게 **“사람이 곧 여행”**이라는 깨달음을 주었다. 낯선 침대에서 잠을 청하며 나눈 대화, 함께 먹은 소박한 저녁, 예상치 못한 우정은 비행기표가 보장해 주지 않는 보너스였다.
이제 나는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숙소를 단순히 ‘잠자리’가 아닌, 새로운 인연의 문을 여는 장소로 바라보게 되었다.
“우연히 만난 사람이, 여행을 영원히 기억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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